지난 2월까지 수도권 비롯해 전국에서 208명의 보건교사 참여..경기도, 94명으로 가장 많아
새 학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의료진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 지원해
겨울방학을 맞아 전국 학교 보건교사 208명이 지난 2월까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하는 보건소와 선별진료소에서 의료봉사활동에 나선 것. 보건교사들은 감염위험과 업무 부담에 대한 우려보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의료인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팔을 걷어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과 전국보건교사회(회장 차미향)에 따르면 보건교사 208명이 1~2월 중 거주지 인근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서 방역행정지원, 선별검사 등 의료지원 활동을 지원하였다.
간호사 자격과 교원자격증까지 취득한 뒤 교사가 되는 보건교사는 학교 내 유일한 의료인으로 꼽히다. 이번 봉사활동은 보건교사회가 먼저 제안하여 이루어졌으며 교육부,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협의 후 지원자를 모집하였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보건교사는 겨울방학 기간 중 거주지 인근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서 방역행정지원, 선별검사 등 의료지원 활동을 펼쳤다. 학기 중에는 학교 방역의 최일선에서 코로나19의 학교 내 유입과 확산방지에 힘써 온 보건교사들이 방학을 반납해가며 봉사활동에 매진한 것이다.
가장 많은 지원자가 나온 지역은 경기지역으로 총 76명이 지원했다. 경기에서는 이번 모집 전에도 보건교사 18명이 이미 의료봉사에 나선 선례가 있어 이들을 포함하면 총 94명이 의료봉사에 나선 셈이다.
서울에서도 보건교사 75명이 지원했으며 이 중 보건소와 협의 과정에서 71명만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원자들은 봉사활동을 신청한 뒤에 보건복지부를 통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보건소 등을 안내받았다.
제주 지역의 경우는 보건교사들이 일손이 많은 항만·공항 등에 배치됐으며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 발견하기 위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주보건교사회 박은숙 회장은 “제주도 내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보건교사들이 방역 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지 달려가 지원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 보건교사들의 역할들이 새 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을 지켜내는 또 다른 방역이 아닐까 생각하다”고 전했다.
현장에 배치된 보건교사들은 감염을 미리 막기 위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의료봉사에 참여하며 감염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학교로 감염이 전파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경기도교육청 소속 보건교사 의료봉사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되어 수도권 코로나19 재 확산으로 의료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말을 활용해 선별진료소 선별검사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학교 내 유일한 의료 인력인 보건교사의 전문성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보건교사들은 실제 지난 1년여 동안 코로나 19비상사태에서 학교 방역을 책임지며 격무에 시달려왔다. 방역당국과 학교 사이에서 방역 업무를 조율해야 했고 관련 사항을 교내에 공지하는 역할을 도맡아야 했다. 학생들의 등교부터 하교까지 학교 방역의 최전선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보건교사들이 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책임이 막중한 상황에서 보건교사들이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의료 인력을 도우기 위해 일선에 뛰어든 이유는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생하는 의료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 망우 초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재직하는 권미진씨(31)는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했던 경험과 이에 대응하는 의료 인력을 보고 봉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권씨는 “재직하는 학교에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보건소 직원이 와서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등 고생하는 걸 보고 현장의 어려움을 돕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다”고 말한다.
보건교사회, 의료취약 아동에 의료 교육봉사 활동 11년째 시행
보건교사회는 전국 17개 지회, 8000여 명의 보건교사로 구성되어 있는 전국 규모의 단체로 학생들의 건강증진과 보건교육, 보건교사의 처우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1년부터 보건·위생 생활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해외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11년째로 의료취약 지역 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여 ‘글로벌 나눔 보건교육’을 시행해오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방문이 어려웠지만 작년만 해도 보건교사 16명·일반 봉사자·통역 등 총 21명의 해외교육 의료봉사단을 구성하여 베트남 ‘보데파고다’ 지역의 사원 시설 및 ‘하이증’소재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에 나섰다.
베트남 보데파고다에서는 인근 불교 사원시설 지역 주민과 미취학 어린이들을 위한 예·체능 활동 등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하이증에서는 지역 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감염병 예방교육·흡연예방교육·구강교육·성교육 등을 실시, 어린이들이 안전을 스스로 지키고 건강을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아이들과 보건교사들이 함께 하는 ‘머리띠 만들기’, 자신의 꿈을 적어 종이 비행기로 날리는 ‘미니 올림픽’과 같은 다채로운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지난 2019년 필리핀 의료봉사활동으로 방문한 필핀 삼빠귀따, 쌈빨록 지역에서는 현지학교 아동들을 대상으로 손 씻는 법, 양치하는 법 등의 기본적인 보건교육을 지도하며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활동이 끝난 후에는 학용품세트, 치약칫솔세트, 위생용품, 손톱깎이 세트, 수건, 썬 크림, 비타민 등 생활용품을 정성껏 준비하여 선물로 주었다.
보건교사회는 앞으로도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선진 보건교육 나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이 같은 나눔 실천이 해외 어린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북한 어린이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보건교사회, 유한킴벌리와 협업하여 ‘힘내라 딸들아’ 캠페인 진행
보건교사회(회장 차미향)는 지난 2월 9일,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유한킴벌리(대표이사 진재승)와 ‘특수학교 월경교육 지원사업’ 관한 업무제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장애를 가진 청소녀들의 건강 보장 및 보건관리 역량 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협약식에는 유한킴벌리 개인용품사업부문 이호경 부사장과 보건교사회 차미향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전국의 특수학교 127개교에 생리대교체 교육용 교구와 학생이 가정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좋은느낌 처음생리팬티 키트 등 생리대 총 10만 2,616 패드를 무상 제공하게 되었다.
유한킴벌리는 1972년부터 보건교사회와 함께 학생들이 초경을 건강하고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월경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는 생리대 소외계층, 특히 청소녀들의 보건위생을 돕기 위해 ‘힘내라 딸들아’ 캠페인의 생리대 기부를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도 100만 패드 이상을 기부하여 현재까지 누적 600만 패드가 넘는 생리대를 기부해왔다. 올해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100만 패드 이상의 ‘좋은 느낌’ 생리대 기부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양측은 학교에서 이루어져 왔던 현장교육과 함께 보건 위생에 대한 콘텐츠 개발 및 교육 등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보다 위생적이고 쉽게 생리대를 교체하는 방법을 배우는 영상교육자료 및 코로나 극복을 위해 가족 간 감염예방 방법을 다룬 슬기로운 집콕 생활 카드뉴스를 제작·배포하기도 했다.
서울보건교사회뿐만 아니라 지방의 각 보건교사회 지회에서도 학생보건교육 및 건강관리 등 학교 내 보건활동 지원은 물론 난치병 제자 돕기, 국내·외 의료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그 가지를 뻗어가고 있다. 이러한 보건교사회의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은 더불어 사는 시민사회를 조성하는 디딤돌이 되어 코로나로 지친 우리 사회를 지켜주는 따뜻한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수연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