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아닌 ‘잔류증상’, 완치까지 지속적인 치료가 가장 중요 … 주변에 ‘주의 기울이는 훈련’ 도움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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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의 40대 프리랜서 A씨는 최근 동생의 죽음을 겪고 심각한 우울감과 상실감에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치료를 마친 후 업무에 다시 복귀를 하려고 할 때 자신의 집중력과 기억력이 크게 떨어져 있음을 느꼈다. A씨는 “아무리 노력해도 업무능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다시 우울증 재발할 것 같다”며 호소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외부활동 감소와 생활경제 악화 등으로 어느 때보다 우울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요즘이다. 여기에 봄철 찾아오는 계절성 우울증까지 대비해야 한다. 최근 인식의 변화로 우울증을 인지하고 병원을 찾는 이들은 늘었다. 하지만 우울증 치료 후의 후유증으로 일상과 업무에 복귀하기가 어렵다는 호소도 많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치료 후 환자들이 느끼는 후유증은 기억력·집중력·판단력 저하 등이다. 치료 후에도 이런 증상으로 인해 일상과 업무에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럼 이런 후유증은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후유증 증상이 남지 않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치료 후유증으로 꼽히는 기억력·집중력·판단력 저하 등 인지기능장애는 우울증 증상의 일부”라며 “후유증이라기보다는 잔류증상이라고 불러야 옳다”고 설명했다.

주증상이 개선되면 우울증 치료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잔류증상이 남아있는 한 완치가 아니므로, 잔류증상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처음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충분히 치료 받는 게 중요하다. 처음 우울증을 치료받을 때 완치율은 70~80%이지만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6개월 내에 25%, 2년 내 50~70%가 재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채 교수는 “한마디로 의사가 더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할 때까지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며 “우울증 치료가 오래 걸리고 힘든 이유는 이 같은 잔류증상까지 모두 개선돼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상 등을 통해 마음의 면역력을 기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채 교수는 “우울증은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외면하다가 곪아서 생기는 병”이라며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떤지 명상을 통해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을 이결 낼 면역력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자주 몸을 움직이고 주변의 소소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처음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출근길 첫 번째 골목에 서 있는 나무의 이름이나 모양을 기억하는 식이다.

채정호 교수는 “우리는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에 주의를 빼앗기며 사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주의를 빼앗기지 말고 자신의 주변에 하나씩 주의를 기울이며 관찰하고 집중하고 기억하는 훈련을 해보면 마음의 중심을 잡고 잔류증상을 개선하고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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