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브론의료원의 김우정 원장, 제19회 한미참의료인상 수상...간호대학 설립, 현지 의료인력을 양성하는 등 캄보디아 ‘보건 인프라’ 영역 넓혀

지난달 6일 한미약품(대표이사 우종수•권세창)과 서울시의사회(회장 박홍준)가 공동 제정한 ‘한미참의료인상’ 올해 수상자로 헤브론의료원의 김우정 원장, 수상단체로는 사단법인 비전케어가 각각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한미참의료인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사 및 의료 봉사단체를 발굴한다는 취지로 2002년 제정되었다.

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에서 12월 7일에 진행된 시상식에서 한미약품 우종수 사장은 올 한해 코로나 19로 힘들었던 상황 속에서 의료현장 최전선을 묵묵하게 지켜준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헤브론의료원제공,김우정원장
헤브론의료원제공,김우정원장
헤브론의료원(HebronMedicalCenter/HMC)은 캄보디아 프놈펜에 소재한 종합 병원이다. 약 150명의 한국, 캄보디아 현지 직원으로 구성된 헤브론의료원은 내과, 외과, 정형외과, 부인과, 소화기내과, 소아과, 검안, 내시경, 한의과, 치과, 정신과, 가정의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월평균 5,000명이 넘는 캄보디아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헤브론의료원은 2007년 1월 김우정 원장과 4명의 의사가 함께 캄보디아 의료선교를 위해 프놈펜공항 근처에 작은 클리닉을 세워 진료를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당시에는 내과, 소아과 등의 외래 중심의 진료를 주로 해왔으며 캄보디아 보건부와 MOR 체결을 하면서 선교병원의 역할을 조금씩 넓혀갔다.

‘진정한 용기’의 산실 헤브론의료원
이번 ‘한미참의료인상’을 수상한 헤브론의료원의 김우정 원장은 서울에서 20여 년간 소아과 병원을 운영한 중견 의사다. 의료선교에 대한 생각은 특별히 가진 적이 없는 진료에만 전념하던 한 서울의 중견 의사가 2004년 우연한 기회로 캄보디아 의료선교를 다녀오게 되면서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의료봉사로 처음으로 접한 캄보디아인들의 생활은 열악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선교 내내 어린아이들의 맑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던 김 원장은, 당시 모든 것이 보장된 편안한 생활보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마음을 빼앗겨 선교를 갔다 온 그해 12월, 병원 문을 닫고 캄보디아에 갈 준비를 시작한다.

2006년 1월, 김우정 원장과 아내 박정희 선교사는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소량의 약품과 청진기만 가지고 캄보디아로 향한다. 부부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자리를 잡고 개인 클리닉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으로 헤브론 병원의 시초를 세우게 된다.

국내와는 다른 캄보디아의 열악한 환경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처음부터 수월했던 것은 아니었다. 캄보디아는 90년 동안 프랑스의 식민지로 있은 탓에 사회의 시스템들이 한국과는 많이 달라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캄보디아는 경로사상이 강한 나라여서 가족이 전부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는 우선권은 연장자들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개원 당시 환자들의 대부분은 성인과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들로 인하여, 김 원장은 선교병원이어도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체계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헤브론의료원제공,이영돈병원장진료사진
헤브론의료원제공,이영돈병원장진료사진
이러한 고민 끝에 의료선교사들의 연합만으로 프놈펜공항에서 1km 떨어진 공장지대에 60여 평 남짓의 NGO 병원을 설립하게 된다. 쉽지 않은 과정을 딛고 개원된 병원은 차차 지역민과 내원한 환자들에 의해 ‘한국인이 운영하는 선교병원’으로 입소문이 퍼지게 되어 전국에서 모인 환자들이 줄을 잇게 된다. 당시 의료진들에게는 오랜 시간 기다린 환자들을 치료하며 진료하는 과정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한다.

현재 헤브론의료원은 하루에 약 230명 이상이 내원하며 연간 6만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사랑의 손길, 주변 단체들 후원받아 건물 증축
끊임없는 진료에도 지칠 줄 몰랐던 김우정 원장은 그들을 위해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병원 증축을 위한 꿈을 품게 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수술이라도 할 수 있게끔 30평 정도 되는 수술실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 작은 바람이 도움의 손길들로 이어져 주변의 많은 교회와 단체, 후원자들이 동원, 연결하게 되어 천 평이 넘는 건물을 짓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건축공사과정이 쉽지만은 않았고 2008년 한국에 금융위기가 오는 등 작고 큰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되어 2010년 9월 건물이 준공되었다.

개원 초기 의사 여럿이 모이면 효율적으로 진료할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일하기 시작한 작은 클리닉이 여러 단체로부터 후원해 준 모금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조금의 채무 없이 무사히 완공된 것에 김우정 원장은 모두의 기도와 바람이 기적을 이룬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헤브론의료원은 사람들에게 기적을 체험하게 해 준 산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브론의료원제공
헤브론의료원제공
인재 양육의 중요성과 체계화된 의료 시술 필요, Care After Program(CAP)을 통해 지역사회 역량 도모
건물 증축에 이어 김 원장의 또 하나의 희망은 헤브론의료원을 통해 캄보디아 현지에서 의료인재와 행정인력을 양산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병원 설립과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보아 학교나 병원을 통해 사람을 길러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또 하나, 병원이 외형적으로 커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력 있는 병원으로 커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헤브론 병원은 모든 분야에 의료를 감당할 수 있는 병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문화된 의료 시술이 필요했다. 그중 하나가 심장센터였는데, 캄보디아는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고 그 아이들이 치료를 쉽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아이들을 한국으로 보내서 수술을 받도록 도와주는 일이 절실했다.

당시 비용은 한국에서 충당해 주는 식으로 아이들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 중에 2014년 7월 심장센터를 열게 되어 의료원에서도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김 원장은 “심장 수술 같은 큰 수술은 위험성이 큰 수술인데도 외국 사람인 우리 의료진들에게 생명을 맡기러 와서 편안히 입원하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헤브론병원 소아심장센터는 국내 병원이 해외에 세운 첫 심장 수술 시설이며, 캄보디아 최초의 소아 심장센터이기도 하다.

또한 헤브론의료원은 심장 수술과 시술을 통해 건강이 회복된 아이들을 선별하여 전인적으로 아이를 돕는 Care After Program을 운영하는데, 병원으로 찾아오기 힘든 캄보디아의 낙후지역에 찾아가 치료하는 이동 진료 및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캄보디아 지역개발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7년간 총 450여 건의 수술이 진행됐고, 큰 수술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심장 수술팀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었다.

헤브론의료원의 또 하나의 비전 ‘암센터 건립’
현재 캄보디아는 암으로 인한 사망 환자가 2018년 기준 15,362건으로 2040년까지 30,541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 나라이며 2014년부터 캄보디아 정부는 암센터를 운영하며 암 환자 사망률 감소를 위한 전략적인 개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 내 주로 발병되는 암 종류는 간암, 폐암, 유방암이며 헤브론의료원은 주요 발병 암인 유방암을 비롯해 갑상선암을 위한 외과수술을 진행하고 2019년 기준, 100여 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외래진료환자 중 진단검사를 통해 조기암 발견과 예방을 위한 암 진료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헤브론의료원 또한 암센터 건립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매년 늘어나는 암 환자 수와 환자의 대다수가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필요로 하나 방사선 치료와 핵 의학 시설 설비를 갖춘 암센터 수는 국립병원 한 곳이 유일하여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헤브론의료원은 이러한 환자들을 위한 암 치료 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확장되어 많은 암 환자를 지원하고자 하는 비전을 현재 가지고 있다.

헤브론의료원제공,HMC간호대학
헤브론의료원제공,HMC간호대학
인재 양성의 목적으로 ‘간호대학 설립’
김우정 원장은 병원 설립 초반 때부터 사람을 길러 세우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선교 사역이라는 소명을 품고 있었다. 이러한 취지의 열매로 세우게 된 헤브론 간호대학은 ‘예수님의 긍휼과 사랑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며 사람을 길러 세우는 병원’이라는 헤브론의료원의 비전을 공유하며 전문 의료인 양성을 위해 2014년 7월부터 현재까지 캄보디아 왕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Health Sciences)과 연계하여 정규 4년제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 29명의 졸업생을 시작으로 2019년 35명이 졸업하였고 현재 36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간호학 같은 경우 캄보디아인 중에서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헤브론 간호대학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수 요원을 육성하는 것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헤브론의료원제공,현지의료진진료
헤브론의료원제공,현지의료진진료
또 하나 인재 양성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것이 3년 과정의 캄보디아 의사 레지던트 수련 프로그램으로, 이 프로그램은 현지에서 능력 있는 의료인을 배출하여 다른 나라에 진출, 국가적으로도 큰 유익이 됐으면 해서 만든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예전보다 캄보디아 의료기술은 전보다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고 한다. 김 원장은 캄보디아 사회의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도록 한국 의료진들의 인도하심 또한 기도하고 있다.

헤브론의료원를 지원해주는 위드헤브론
현재 헤브론의료원은 사단법인 위드헤브론과 함께 일하고 있다. 헤브론의료원이 세월질 때만 해도 한국에 지원 단체는 없었다. 병원을 개원한 후에 2008년 한국에 ‘헤드론 캄보디아 의료선교회’라는 단체가 설립되었지만, 임의단체여서 후원자가 보내준 기부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2013년 공식적으로 사단법인 위드헤브론을 설립하게 되었다.

설립 후 다수의 파트너가 보내준 기부금, 현물, 방문 봉사 등 효과적으로 헤브론의료원을 지원 할 수 있게 되어 양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2018년 11월, 위드헤브론이 헤브론의료원의 기획처를 총괄하게 되면서 체계적인 기획과 합리적인 시스템 구축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병원 운영 시스템, 예산 및 지출 관리, 사업 관리 및 운영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19년 지정기부금 단체로 재지정 됨으로써 투명하고 체계적인 경영을 통해 헤브론의료원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여러 협력 기관에 효과적으로 헤브론의료원 소식과 사업 결과 보고를 전하고 있다.

환자들 대부분이 재난적 의료비 지출로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어
헤브론의료원 입구는 진료가 마감된 전날 밤부터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로 북적인다. 이들을 위해 헤브론의료원은 밤 9시부터 환자 대기소를 열어 내원하는 환자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휴식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헤브론의료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재난적 의료비 지출에 노출된 소외계층이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의료비 지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전 세계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캄보디아는 국제사회의 의료 지원조차 현재 미약한 상황이다.

특히 캄보디아의 관광산업은 코로나 발생 직후, 외국인 입국 제한 정책에 영향을 받아 관광객은 현저히 줄어들고, 관광 수입 또한 2020년 계산으로 30억 달러 이상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국제적 난감을 피할 수는 없을지라도 헤브론의료원은 오직 한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마음으로 진료를 받기 힘든 소외계층에게 무료 진료와 치료를 통해 재난적 의료비 지출로부터 보호하고 있는데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모든 의료봉사팀의 방문이 연기, 취소되었지만 2020년 4월 이후 헤브론의료원의 무료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직원들과 봉사자들은 환자들의 질병 치료와 예방에 매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헤브론의료원제공,HMC전경
헤브론의료원제공,HMC전경
캄보디아의 종합병원으로 성장 목표, 선한 영향력 끼치는 병원으로 발돋움
현재 헤브론의료원은 5층까지 증축되어 호스피스 병동과 신장투석실을 기존 진료과목 외에 추가하였고, 70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3개의 수술실과 건강검진실, 내시경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과, 일반외과, 소아과 등 총 12개의 진료과목에 대해 진료를 하고 있다.

연간 6만여 명의 환자들을 진료하며 캄보디아의 어엿한 전문의료기관으로 성장하였다. 지금의 열매를 맺기까지는 여려 협력 기관과 후원자분들의 도움이 컸다고 김우정 원장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동안 다녀간 단기선교팀과 전공의 수련생들의 도움들도 큰 힘이 되어 당시 필요한 인력과 약품, 재정후원이나 의료 장비 등을 충당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항상 곁에서 지원해주는 위드 헤브론 또한 헤브론의료원을 지지해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이런 소중한 손길들이 모여 지금의 헤브론의료원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헤브론의료원은 캄보디아가 건강해지는 그 날까지 의료기관으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체계적 진료와 치료로 환자들을 섬길 것이다. 아울러 현지 의료진 양성에도 꾸준한 열매를 맺으며, 국가적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해외 선교병원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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