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만큼 건조해지는 실내, 건선은 피부만 공격하는 적(敵)?
‘건선’은 겨울철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비교적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각질, 홍반, 가려움증 등 피부에 국한되어 병변이 나타나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면역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피부 이외 관절염, 장질환 등 전신질환과 연관성이 높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센터 김규석 교수는 “건선환자의 경우, 정상인에 비해 계절변화에 따른 피부의 적응 능력이 떨어지고, 피부 내 수분·영양분 공급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가 낮고 야외 활동이 적어 햇빛 노출 시간이 부족한 겨울철에는 특히 유념해야 한다”며 “여러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및 염증성장질환, 우울증, 신경증성 장애 등도 동반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의 건선 치료는 피부 증상을 개선시키는 표치(標治)와 피부와 연관된 오장육부의 대사 기능 정상화를 통해 근본 원인을 개선하는 본치(本治)로 구분할 수 있다. 개별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약, 침, 뜸, 연고제 등을 활용한다.
김규석 교수는 “만성적 경과를 보이며 재발이 잘 되는 질환인 만큼, 유발인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여 증상의 악화 및 재발을 감소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수면, 적절한 보습과 일광 노출, 더 나아가 금연·금주를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냉증환자,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아...소화 기능 및 혈액순환 돕는 한의학 치료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도 신체의 특정 부위가 차갑고 시려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면? 냉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자율신경 실조증에 따른 혈액순환 장애를 손꼽을 수 있다.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열의 공급은 물론 산소 및 영양의 공급, 노폐물의 배설 또한 원활하지 않아 저리거나 아픈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센터 박승혁 교수는 “한의학에서는 기혈이 허하거나 비장·신장의 기능 저하, 또는 어혈, 담음 등의 비정상적인 체액 등을 주된 원인으로 본다”며 “급체하거나 차멀미를 할 때 손발이 싸늘해지는 것과 같이, 소화기의 기능이 떨어지면 기혈의 순환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음식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냉증환자를 성별로 구분해볼 때,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정도 많다. 특히 40세 이상의 갱년기 여성이나 출산 후 여성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등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박승혁 교수는 “단순히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도한 신체적 활동이나 스트레스를 피해 자율신경이 항상 일정하게, 정상리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약은 물론, 침, 뜸, 부항 등의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동시에 어혈 제거, 소화기능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추워서 챙겨 먹는 보약? 알고 먹어야 효과 높아진다
보약이란 여덟 가지 한의학적 치료 방법의 하나인 보법에 사용되는 것으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음양기혈(陰陽氣血)이나 장부(臟腑)의 허약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이다. 부족한 원기의 회복과 정상적인 혈의 순환을 도와주며, 한 쪽으로 치우친 음양(陰陽)을 바로잡음으로써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찾아 건강을 증진시킨다.
경희대한방병원 간장조혈내과 장은경 교수는 “일반적으로 보약을 건강보조식품의 일환으로 생각해 정확한 진단 없이 복용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보약의 효과를 높이려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개인의 생리적인 경향과 성별·연령별 특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에는 음액(陰液: 진액 혈액 호르몬 등)과 신장(腎臟)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한약을 권장한다. 신체의 보온을 유의하고 음액을 보충해주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팔물탕(八物湯), 대보음환(大補陰丸) 등을 기본적으로 활용한다.
장은경 교수는 “약물에 의한 보양(保養)은 차선으로 균형 잡힌 식생활, 휴식과 충분한 수면이 가장 기본적인 보약”이라며 “위생적인 환경과 순리적인 생활, 평온한 마음가짐이 평생의 보약이 되고 건강의 근본임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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