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창이 작아 암 제거나 복원 수술은 어렵지만 유륜 위를 반달 모양으로 5㎝ 정도만 절개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흉터가 보이지 않는 것이 이 수술의 장점이다.
유륜 절개로 암 제거 및 가슴 복원 수술을 진행하는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우주현-성형외과 홍승은 교수 콤비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여성’ 유방암 수술 전문의 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3년 차 선후배로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두 교수는 최근 유방 재건 수술 방법을 한 차원 발전시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는 소식이다. 바로 ‘깔때기(Funnel)’를 이용하는 것이다.
● 미용에서 이용하는 깔때기, 재건에도 활용
연구팀은 2017년 1월부터 2년 간 이대여성암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2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유륜 절개 후 절개창 구멍으로 이식 전용 의료기기인 실리콘 깔때기를 이용해 보형물을 밀어 넣는 것이다. 책임저자인 홍 교수는 “유륜 절개를 하면 절개창이 너무 작기 때문에 보형물을 넣기가 어렵다. 그런데 마치 제빵 할 때 ‘짤주머니’를 이용해 생크림을 올리듯, 작은 절개창에 깔때기로 보형물을 밀어 넣으면 훨씬 복원이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미용에서 이미 사용하는 보조 기구인 만큼, 유방 재건에서도 활용해보았더니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수술을 했을 때 환자 통증도 적고 미용적인 효과도 높아 환자 만족도가 높음도 증명했다. 해당 논문은 성형외과 3대 SCI 논문지인 JPRAS(Journal of Plastic, Reconstructive and Aesthetic Surgery) 8월 호에 수록됐다.
● “원래 가슴보다 예뻐졌다” 만족 높아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 수술이 유륜 절개에 집중하는 건 그만큼 흉터나 후유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우주현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받고 가슴 모양을 복원했더라도 가슴 피부에 큰 흉터가 남아있는 환자는 자신의 가슴을 볼 때마다 ‘아, 내가 유방암이었지’하고 상기하게 된다”며 “유륜 절개 수술법으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면 환자는 신체적으로 만족할 뿐 아니라 정신적 후유증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술 받은 20대 초반 여성 환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전성 유방암으로 양측 가슴을 절제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이 환자는 큰 충격으로 힘들어했다. 이 환자는 우주현-홍승은 교수에게 유륜 절개 수술법으로 양쪽 가슴 유방 조직 제거 및 복원 수술을 받은 후 암 세포가 완벽히 제거한 데다 양쪽 가슴의 균형이 맞아 수술에 만족해했다.
우 교수는 “미혼에 나이가 어린 환자라서 유륜 절개도 더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수술 후 환자가 콤플렉스였던 작은 가슴도 커지고 원래 가슴보다 더 예뻐졌다고 만족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서 홍 교수는 “우리도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 한다”며 “매 순간 ‘내 가슴을 수술 한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webmaster@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