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질환 가운데 하나인 뇌동맥류 진단받고 투병

명확한 발병 원인 몰라 사실상 예방법도 없어…
전체 인구의 3~5% 관찰…파열시 자칫 사망할수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우리나라 배우 정일우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혈관질환 가운데 하나인 뇌동맥류로 투병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정일우(34)는 지난해 12월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 뇌동맥류 투병을 밝혔다. 그는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정밀검사를 받고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당시 27살 어린 나이었다"며 "3개월에 한번씩 추적 검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뇌동맥류로 인해 두 차례 뇌수술을 받은 바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이 45세이던 1988년 2월 댈러웨어 상원의원이며 법사위원회 위원장일 때 좌측 뇌에 위치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 출혈로 13시간의 뇌수술을 받았다.

이후 3개월 후인 5월에는 워싱턴 소재 미 육군병원에서 우측 뇌에 터지지 않은 다른 뇌동맥류의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 두번째 뇌 수술을 받았다.

▶뇌동맥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자칫 사망할 수도 있어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면서 뇌동맥의 일부가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혈관 질환이다. 뇌동맥류가 갑자기 터지면 뇌와 척수 사이 거미줄처럼 생긴 공간으로 혈액이 터져 나오는 지주막하출혈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경우 30~50%는 목숨을 잃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약 3~5%에서 관찰될 정도여서 비교적 흔한 병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의 경우처럼 30% 정도 뇌동맥류 파열 후 수술로 재출혈을 막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으로 회복하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뇌동맥류 환자는 한 개의 뇌동맥류를 갖고 있지만 바이든처럼 적지 않은 환자가 다발성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다.

뇌동맥류를 갖고 있다고 진단이 된 경우에는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에 따라 파열될 확률이 다르나 보편적으로 일년에 1% 정도 파열된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는 머리를 열지 않고 시술로 뇌동맥류를 막아주거나, 뇌동맥류를 묶어주는 수술 등 두가지가 일반적으로 시행된다.

이 가운데 동맥류 시술은 전신마취하에 보통 사타구니 부위의 동맥을 통해 관을 삽입하고 이를 통해 미세도관을 동맥류내로 위치해 뇌동맥류내로 백금코일을 삽입해 뇌동맥류내로 피가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동맥류내로 피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터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치료한다는 장점에 시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뇌동맥류의 모양 위치에 따라 항상 시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동맥류에 따라 수술이 더 좋은 경우도 많다.

뇌동맥류를 묶어주는 수술인 '뇌동맥류경부결찰술'은 관자놀이 부위의 피부 및 두개골을 절개하고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뇌동맥류에 접근한 다음 뇌동맥류를 작은 클립으로 묶어 주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과거에는 뇌출혈이 되어 발견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건강검진으로 발견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 환자의 경우는 평생 안터지고 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치료를 권유받은 경우 치료 여부와 방법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제공,심뇌혈관병원장신용삼교수(신경외과)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제공,심뇌혈관병원장신용삼교수(신경외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신용삼 교수(신경외과)는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응급이 아니므로 경험이 많은 신경외과 뇌혈관 분야 전문의에게 수술이나 시술이 반드시 필요한 병변인 지에 대한 자문을 받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뇌동맥류 파열시 극심한 통증…발생원인 모르고 예방법 사실상 없어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환자는 극심한 두통을 겪다가 의식을 잃는 경우가 많다.

그 통증의 세기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강한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내출혈이 발생하면 뇌막이 자극되어 오심, 구토나 목덜미가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두개골 내 압력이 올라 의식저하, 혼수상태 등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한, 반신마비와 같은 증상이나 인지 기능의 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사실 뇌동맥류의 명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따라서 확실한 예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년 이후의 연령에서 증상이 없을 때 뇌혈관 검사를 한번쯤 받아보는 것이 좋다.

미리 발견되면 파열되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뇌동맥류는 주로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요즘 40대에 고혈압, 과음, 흡연, 동맥경화,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40대 뇌동맥류 환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가족력도 중요한 위험 인자이므로,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MRA (뇌혈관 자기공명영상)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뇌혈관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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