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복통·혈변 등 증상…급성기 아니면 정상생활 가능
완치치료법 없어 악화 억제만…합병증 발생땐 수술 고려
인기리에 종영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개가수(개그맨과 가수 합성어)' 영기가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신곡 '동네오빠'를 발표한 그는 "처음 크론병을 진단 받았을때에는 억울하고 짜증도 났지만 지금은 잘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수 겸 방송인 윤종신도 몇 해전 크론병 투병을 고백했다. 그는 지난 2006년 소장 60㎝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크론병은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드문 질환이었지만 최근 10여년 사이 급증해 국내 약 2만5000명 이상이 크론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은 설사와 복통…급성기 아니면 정상생활 가능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의 하나로,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장과 대장 등 전 소화기관에 걸쳐 어디든지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다른 염증성 장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은 원인 불명의 만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대장에만 국한돼 염증이 나타나고 퍼져 나간다는 특징이 있다.
크론병의 주요 증상은 설사와 복통이 나타나며 혈변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체중 감소, 발열, 메스꺼움, 항문 통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질환이 악화되면 출혈이나 농양, 협착, 천공, 장 폐쇄 등의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열과 치루, 농양 등 항문 주위 질환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사실 크론병은 병이 악화된 급성기가 아니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질환이다. 증상이 악화된다면 잠시 병가를 내고 입원 치료를 받을 수도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면 완전한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
단, 급성기에는 지나치게 피로를 유발하거나 복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정도로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전·면역·환경적 요인 등이 원인 추정…최근 젊은 환자 급증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면역, 환경요인 등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병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잦은 서구식 식생활과 인스턴트 음식 섭취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0~20대 젊은 연령에서 특히 크론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와 곽민섭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크론병은 10대 발병률이 2009년 10만명 당 0.76명에서 2016년 1.3명으로, 20대는 0.64명에서 0.88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다른 연령대는 소폭 증가하거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차재명 교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식과 즉석식품의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한, 과거에는 염증성 장질환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에 진단을 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치 치료법 없어 악화 억제…합병증 발생땐 수술 고려
크론병의 진단은 증상, 경과, 내시경 검사, 조직검사 등을 종합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확진이 되지 않고 병이 진행되면서 확진이 되기도 한다.
차재명 교수는 "문진과 진찰만으로 100% 확진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혈액 검사, 내시경 검사, 영상의학 검사 등 여러 검사를 통해 다른 질병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크론병을 진단한다. 특히 크론병은 결핵성 장염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서, 항결핵제에 대한 반응을 확인해 감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크론병은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치료 목표로 한다.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염증에 효과가 있는 항염증제를 먼저 사용한다. 급성 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며,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유지 약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치료 성적이 향상되었지만, 모든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며 아직 모든 환자가 건강 보험 적용을 받을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 출혈,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차 교수는 "크론병은 현재 완치가 되지는 않는다. 대신 위장관의 염증을 조절해 증상이 없고, 점막이 치유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환자에 따라 질병의 범위, 증상, 치료에 대한 반응이 모두 달라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하수지 기자
suji@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