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와 정신 질환 사이의 관계는 이전에도 몇몇 연구를 통해 밝혀진 적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천식과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이가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대만 삼군총병원(Tri-Service General Hospital)의 연구 결과가 있다.
독일 뮌헨 공과대학(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은 독일 및 스위스 기관과 협력하여 독일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39~88세 성인 1,782명을 모집, 불안감, 우울증 등 정신건강과 알레르기의 유형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고려한 알레르기 유형은 알레르기 유발 항원에 노출되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습진, 건초열, 결막염, 과민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알레르기 유형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누고 우울증, 불안 장애, 스트레스 등 정신 건강과 관련한 질문을 했다. 그 결과, 계절성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아직 계절성 알레르기가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또한 좀 더 다양한 연령층을 조사해야 했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카타리나 하터(Katharina Harter)는 “향후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을 활용해 이번 연구 결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계절적 알레르기와 심리 간에 연관성이 포착된 만큼, 의사들은 환자를 진료할 때 이 점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천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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