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문화권의 역사는 예수 탄생 전후로 나뉜다. 기년법의 책력인 서기(西紀)는 예수 탄생을 기원(紀元)으로 한다. 시대 구분에서 예수가 태어나기 전은 BC, 출생 후는 AD로 표기한다. BC는 영어 비포 크라이스트(Before Christ)의 약자이고, AD는 라틴어 아노 도미니(Anno Domini)의 준말이다.유럽에서 예수 탄생과 함께 역사의 분기점을 이루는 사건 중 하나가 1298년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 출간이다. 이 책은 희대의 베스트셀러가 됐다. 유럽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익혔다. 책이 알려지면서 유럽인들은 동방 세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유럽이라는 작은 영역, 카톨릭의 가치관에서 자족하던 그들은 흥미로운 동방을 의식하면서 시야를...
질병의 증상이나 감염경로, 중증도가 다르다는 등 의료적 사항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하게 파악할 수도 없고 말이다. 하지만 질병 관련 소통을 공부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자이자 일반인의 한 사람으로 위 3종의 질병에 대해 떠오르는 사항들이 있어서 한번 짚어보려 한다. 일단 3종 모두가‘감염병’이며,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www.kdca.or.kr) 사이트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국가가 유의해서 챙기고 있는 주요한 질병이다.하지만, 질병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나 자신’혹은 우리 가족 등‘가까운 사람들’이 자주 걸리거나 하는 질병으로도 딱히 받아들여지...
대영제국의 최전성기는 빅토리아(Victoria, 1819~1901년) 시대다. 그녀는 대영제국과 아일랜드 연합왕국의 여왕이고, 인도의 여제였다. 지구촌 곳곳에 영토가 있었던 그녀가 통치하던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자녀도 9명을 두었다. 그녀는 독일 러시아 왕실과 친척 관계였고, 그녀의 자녀들도 여러 나라 왕실과 연을 맺었다. 그 결과 그녀는 혈연적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 왕실의 할머니 격이 된다.빅토리아 여왕은 민도가 높아지는 시민의 정서를 반영하여, 군림하되 통치하지는 않았다. 이는 영국 왕실의 전통이 되었고, 왕가의 안정에 기여했다. 정치도 크게 성숙됐다. 양당제 의회민주주의가 실천되었다. 이 같은 정치체제는...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년)는 별의 화가다. 연작 해바라기는 보는 이의 가슴에 별 같은 감정을 휘몰아치게 한다. 그는 프랑스 아를의 노란집에서 절친 동료인 고갱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그는 친구의 도착을 기다리며 함께 살 집을 장식할 해바라기 4점을 연작으로 그렸다.이중에 2점을 고갱의 침실에 걸 작품으로 꼽았다. 작품 해바라기는 노란색이다. 태양이 연상되는 노란색은 따뜻한 행복감도 떠오른다. 반 고흐는 고갱을 생각하며 우정의 기쁨과 같은 방향으로 가는 화가 동료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은 듯싶다. 그러나 극단적인 기대는 극단적인 절망과 닮은 꼴이다.반 고흐는 친구와의 생활 몇 달 만에 심각한 불화를 겪는다. 고갱을 죽일...
2023년 우리 사회는 음식에 관해 어떤 입장일까. 극과 극의 두 가지 현상이 혼재된 극단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TV에는 음식을 맛있게 많이 먹는 ‘먹방’이 수시로 방영된다. 일부 인기 개인 유튜브에서는 먹방이 아예 큰 사업장이 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먹방 유튜브 도전 꿈을 가질 정도다. 이들은 더 많이 먹고, 더 자극적으로 먹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노력한다.또 한편에는 다이어트 천국이 펼쳐진다. 너도나도 살을 빼려고 이곳저곳을 찾아다닌다. 이 약 저 약을 먹기도 한다. 몸매관리를 위해 1일 1식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포털에는 다이어트 광고가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옛 철학자가 오늘의 극단적인 현상을 보면 어떤 말...
미국의 제27대 대통령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William Howard Taft)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인물이다. 전임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후임 우드로 윌슨은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각각 미국인들에게 이름이 인상적으로 각인됐다. 반면 태프트는 별다른 공적이 없었다. 우리에게도 그는 불쾌한 인물이다.그는 조선이 일본에 의해 병탄되는 것을 인정한 인물이다. 미국의 전쟁부 장관이던 태프트는 1905년 루스벨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일본에 들렀다. 그는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와 미국과 일본 사이의 비밀 계약을 맺었다.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일본의 조선 지배를 미국이 묵인하고,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일본이 인...
세계 왕족 여인 중 가장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는 누구일까. 미(美)의 기준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다르다. 객관성 못지않게 주관적 요소가 큰 변수다. 그렇기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심적 쾌감을 일으키는 대상을 미인이라고 할 수 있다.2011년에 뷰피풀피플닷컴이 회원 12만 7000명을 상대로 세계 왕족 외모 순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한 여성이 91%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모나코의 왕비 그레이스 켈리(Grace Kelly)다.그녀는 요르단 왕비 라니아 알 압둘라, 영국 윌리엄 왕자의 아내 케이트 미들턴, 윌리엄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 스웨덴 공주인 매들린, 덴마크의 왕세자빈 메리 등을 모두 제...
말 그대로 연이은 대박이 터지고 있다. 요즘 채널이나 플랫폼에 상관없이 “어떤 콘텐츠가 재밌나요?”“즐겨보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등 질문을 소비자들에게 던지면 아마도 상당수는 OTT을 통해 접한 내용들을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거의 ‘OTT 전성기’라 할 정도로 하나 이상의 OTT를 구독하며 즐기는 미디어 소비자들도 주변에 이미 수두룩한 것이다. 넷플릭스에 디즈니 플러스 등 해외 OTT부터, 티빙이나 웨이브 등 국내 사업자들까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경험하고 있다. 주요 포털에서 미디어나 콘텐츠를 다루는 내용들을 잠시만 검색해봐도, 상당한 정보는 ‘오리지널’로 생산되는 OTT의 고유 콘텐츠인 경우다. 어느덧 OTT를 ...
“사랑을 이야기할 때 내 눈을 바로 봐줘요~. 그대의 눈빛 속에 나 지금 어디 있나요~.” 장윤정이 부른 카사노바의 한 구절이다. 이탈리아의 작가인 카사노바(1725~1798년)는 희대의 바람둥이다. 현대에도 팝송, 대중가요, 음식, 주류 등에 인용될 정도로 회자되는 카사노바는 희극배우와 성악가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상류층에서 교류한 당대의 교양인이었다.글을 썼고, 수학적 재능이 뛰어났고,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의학과 화학에도 앎이 있었고, 마술사와 엔지니어의 삶도 살았다. 한때는 성직자의 길을 걸은 그는 시어(詩語)와 같은 사랑의 언어를 구사했고,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화려한 입담을 가졌다. 큰 키(1m 85)에 준수한 외모도 매...
1492년 10월 12일 새벽 2시. 중앙아메리카 바하마 제도의 한 섬. 일단의 유럽인들이 상륙했다. 스페인 카스티야 왕국의 여왕 이사벨 1세의 지원으로 항해에 나선 콜럼버스(1451~1506년) 일행이었다.콜럼버스는 1492년 8월 3일 스페인의 파로스항에서 출항했다. 산타마리아호, 핀타호, 니나호로 이름된 세 척의 배에 120명이 승선했다. 향신료와 황금 등의 확보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인도 항로 개척이 목적이었다. 선단은 유럽 대륙에서 서쪽으로 대서양을 처음으로 횡단하는 대항해를 시작했다.그러나 열흘이 지나도, 한 달을 항해해도 보이는 것은 바다와 하늘뿐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도는 높아만 졌다. 선원들은 망망대해...
그렇다. 일 년간‘만 명’이 훌쩍 넘는다. 정확하게는 2021년에만 무려 1만 3천 352명의 자살이 발생했다. 이 말은 곧, 웬만한 종합대학 규모의 존재가 일 년에 하나씩 통째로 사라질 만큼 자살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간혹 자살이나 자살 예방, 자살과 미디어 등 관련 강의에 가서 현장에 오신 분들에게 우리의 자살이 도대체 얼마나 심한지 위와 같은 구체적 수치를 말씀드리면“헤에~”하며 탄식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면서 대부분“상당히 심하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동안 언론 등에서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자를 두고 세계 1위 혹은 OECD 서른 몇 개국 중 1위라는 비유는 많이 접했지만, 아예 ...
“짐이 곧 국가다!” 프랑스의 루이 14세(1638~1715년)가 한 말로 알려져 있다. 그의 꿈은 태양왕이었다. 이집트의 태양 경배 사상에서 바탕 된 유일신과 같은 절대자를 추구했다. 그는 대규모 궁정 축제를 통해 태양왕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연에서는 스스로 그리스 신화속의 태양신 아폴로를 분장했다.국가적 축제에서 각종 기호와 상징을 동원해 자연 질서와 사회질서의 동일시를 홍보했다. 자연계는 태양이 중심이고, 인간계는 왕이 중심이라는 이미지 구축이다. 나아가 루이 14세 자신은 두 세계를 지배하는 절대자, 신화적 존재로 군림하고 싶어했다. 그는 우주질서와 정치질서를 하나로 묶는 거대한 상징화 작업을 통해 권력을 강화했다.그...
“그녀는 페니실린 이후 최고의 치료제였다(The Greatest Cure since Penicillin).” 화려한 금발의 여인, 마릴린 먼로에 대한 찬사의 일부다. 20세기 최고의 은막의 스타로 기억되는 그녀는 2차대전 후 미국을 대표하는 섹스 심벌 중 한 명이었다.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늘씬한 허리와 긴 다리는 뭇 사람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또 빨려들 듯한 그윽한 푸른 눈에, 매력적인 금발은 신비로움으로 다가왔다.특히 고귀하지 않은 이미지는 더욱 대중적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관능미와 백치미는 연기로 인해 더 강화됐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입을 살짝 벌린 모습이나 바람에 날리는 미니스커트에 당황하는 모습 등이다.그녀에게 육체파 아름...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마십시오. 대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문하십시오(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존 F. 케네디(John Fitzgerald Kennedy)가 3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연설이다. 케네디는 미국 대통령 중에서 드물게 진보나 보수 양측에서 모두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명언 제조기로 통할 정도로 스피치에 뛰어났다.43세 때인 1960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그는 뉴 프런티어(New Frontier)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미국의 사상 첫 대선 TV토론은 그에게 행운으로 다가왔다. 텔레비전 토론에서 그의 ...
날씬한 몸매를 원하는가(For a slim figure). 그렇다면 그대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라(share your food with the hungry)! 세기의 여배우 오드리 헵번(1929~1993년)이 음미한 문구다. ‘만인의 연인’인 그녀는 숨을 거두기 한 해 전인 199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두 아들에게 세월의 향기가 주는 아름다운 시를 낭송했다. 샘 레벤슨(Sam Levenson)이 쓴 세월이 일러준 아름다움의 비결(Time Tested Beauty Tips)이다.은막의 스타, 오드리 헵번. 그녀는 20세기 최고의 여배우로 인식된다. 1953년 ‘로마의 휴일’에서 여주인공 앤 공주로 열연한 그녀는 단숨에 영화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상대역은 세기의 미남인 그레고리 펙이다. 18세...
이번 달, 아니 최소한 다음 달까진 지켜봐야 한다 등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언론 또한 연일 그 시점에 대해 나름의 예상을 내놓았고, 일반인에서 전문가들까지 똑같은 사안에 대해 참으로 많은 시각을 나타냈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이야기이며, 마침내 정부는 1월 30일 0시 부로 마스크 착용 의무를‘권고’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관련 보도에서는 코로나19의 엔데믹화, 즉 풍토병으로의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으며, 확진자에게 요구되던 자가격리의 단축 혹은 폐지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표를 봐도, 지난 1월 25일 국내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13주 만에‘낮음’단계로 평가되기도 했다. 수...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는 누구일까. 1903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마리 퀴리(1867~ 1934년)다. 방사능을 함유한 폴로늄과 라듐 발견 공로로 남편 피에르 퀴리와 함께 수상했다. 그녀는 1911년에는 화학상을 받아서 노벨상 2관왕이 됐다.또 그녀의 딸인 이레네 퀴리와 사위인 졸리오는 인공방사성 원소를 최초로 발견했다. 이 덕분에 1935년에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2대에 걸쳐 한 가족 4명이 3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녀는 이례적으로 두 나라의 지폐에 초상이 새겨져 있다. 조국인 폴란드와 활동한 나라인 프랑스의 지폐다.노벨상 가족 시대를 연 마리 퀴리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교육자였고, 가정은 화목했다...
베트남인에게 호찌민(胡志明 1890~1969년)은 어떤 의미일까. 베트남 곳곳에서는 호찌민의 초상화를 쉽게 볼 수 있다. 공항에서도, 거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 굴곡진 베트남 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 그는 이 나라의 국민 스타다.물론 그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 사람은 그를 ’독립의 아버지‘로 생각한다. 베트남의 국부(國父)로 인식한다.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고, 정권을 잡은 뒤에도 검소한 삶을 산 그를 베트남인들은 '호 아저씨(伯胡)'로 추억한다. 친근한 리더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것이다.베트남의 초대 주석인 호찌민은 평생 독신이었다. 그의 연인은 나라였고, 민족이었다. 호찌민이 국제무대와 베트남...
당연히 헷갈릴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흡연자라면 더욱 그렇겠고 말이다.우리나라에 진출한 대표적 외국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얼마 전부터 “담배연기 없는미래!”란 메시지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언론을 통해서도 자주 보도되었으며, 우리가 너무나 애정하는 유튜브에서도 PMI의 이 같은 주장은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전해지고 있다.현재 PMI가 팔고 있는 담배 제품 가운데 대부분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연소형’ 담배들이다. 한마디로 라이터로 불을 붙여 연기를 만들며 흡연하는 바로 그 제품들이란 뜻이다. 하지만 이미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전자담배의 판매를 지속적으로 높여, 가까운 미래에 아예 연기가 만들...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국제금융의 허브다. 국제 문제 중재자 역할 비중도 높은 나라다. 아시아 동남부 말레이반도 최남단에 자리한 싱가포르는 지리적으로 군사적, 경제적 요충지다. 그러나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으로부터 축축돼 독립 당할 때는 산업기반이 약하고, 다민족이 혼재하는 제약점이 많은 작은 나라였다. 전형적인 제3세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싱가포르는 당당한 제1세계로 평가되고 있다.싱가포르의 고속성장은 리콴유(李光耀 1923~2015년)의 리더십과 연관이 깊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리콴유는 혈통적으로 한족의 일파인 객가인(客家人)이다. 중원에 살던 객가인은 전쟁이나 사회 혼란을 피해 중국대륙 남쪽을 비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