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수치 10 μg/m3 높아질 수록 성인에서 우울증, 노년층 치매, 소아청소년 자폐·ADHD 증가
지난 29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최한 ‘미세먼지 건강연구 심포지엄’에서 연세대학교 예방의학과 조재림 교수가 이 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의 정신건강 영향을 연령에 따라 달라지는데, 성인에서는 우울증과 불안증, 노년층에서는 인지기능 장애, 알츠하이머 치매, 그리고 소아청소년에서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성인 우울증의 경우 최소 2주 동안 우울감 또는 현저한 흥미 감소와 체중 변화, 불면 또는 과수면, 피로감, 최책감, 집중력이나 기억력 감소 등의 증상이 있을 때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등 사회적 요인, 신경전달물질(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과 호르몬(갑상선 호르몬, 스테로이드호르몬) 이상 등 생물학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조재림 교수는 “여기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노출, 내분비계 교란물질 등 환경적 요인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5~200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응급실 자료 분석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우울증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약 5천여건을 대기오염 자동측정망 미세먼지 일일 자료와 연동하여 분석한 결과 일일 미세먼지(PM10) 36.7 μg/m3 증가 시 우울증 응급실 방문 위험이 약 5~10% 증가했다. 이 같은 경향은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천식이 있을 경우 더욱 뚜렷했다
건강보험공단 의료이용 자료 분석에서도 2008~2010년 서울시 주요 우울장애 발생 환자수와 행정구역별 대기오염 정도를 대조한 결과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10 μg/m3 높은 행정구역에서 주요 우울장애 위험이 약 40~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에서도 치매와 미세먼지 연관성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2020년 조재림 교수팀이 957명의 성인 뇌 MRI를 비교한 결과, 미세먼지 10µg/m3 증가할 때마다 전두엽에서 0.02mm 두께 감소가 발견되었고, 측두엽은 미세먼지 10µg/m3 증가할 때마다 0.06mm 두께 감소, 초미세먼지 10µg/m3 증가할 때마다 0.18mm 두께 감소가 나타났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가장 먼저 위축이 발견되는 측두엽 안쪽의 변연계 구조물 ‘해마’는 미세먼지 10µg/m3 증가할 때마다 55.4mm3 부피 감소를 보였다. 조 교수는 미세먼지 노출이 뇌 피질 위축을 불러오고 이로 인해 인지기능 저하가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2011~2019년 16개 시도 건강보험공단 의료 이용 자료 분석에 따르면 일일 미세먼지(PM10) 10 μg/m3 증가 시 소아 우울장애 위험 9.9%, 자폐스펙트럼 장애 9.4%, ADHD 6.7%씩 증가했다.
조재림 교수는 이 같이 미세먼지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까닭은 미세먼지가 전신 만성 염증을 부르러 뇌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직경 100 나노미터 이하의 극초미세먼지는 후각신경로를 통해 뇌로 바로 전달돼 더욱 위험하다.
조 교수는 “미세먼지에 노출된 모든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기존에 정신질환의 소인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정신질환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정신질환 예방 수칙으로는 △미세먼지 예보가 나쁠 땐 외출 자제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 △ 대중교통 이용 △금주금연 및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등을 꼽았다. 그리고 증상이 나타날 때 조기에 적절한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당부했다.
김지예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