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경련은 뇌혈관이 얼굴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제7번 안면신경을 건드리면서 나타난다. 주로 40~60대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안면을 압박하는 혈관이 두터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세대의 젊은 안면경련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20대 안면경련 환자는 2017년 5,618명에서 2021년 6,077명으로 약 8% 증가했으며, 30대 안면경련 환자는 2017년 10,548명에서 2021년 10,704명으로 1.5% 증가했다.
좁은 취업 문, 과중한 업무 등 2030세대의 신체적·심리적 피로도가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피로와 스트레스는 안면경련의 주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다.
‘눈 밑 떨림’에서부터 시작된 안면경련은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떨림의 강도와 횟수가 점차 강해진다. 이에 따라 단순히 눈꺼풀이 떨리는 것을 넘어, 눈이 부분적으로 감기는 증상까지 나타난다. 또한 입 주위 근육에도 경련이 발생해,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꼬리가 위로 함께 딸려 올라가, 얼굴이 전반적으로 일그러져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안면경련’은 자연치유가 불가능한 질환이다. 우선, 보톡스 주사와 약물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보톡스 주사 치료는 떨림이 발생하는 부위에 보툴리눔 독소를 주입해 떨림을 멈추게 하는 치료법이다. 안정성과 효과가 우수한 편이지만 효과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다. 2~3개월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며, 치료가 반복될수록 효과가 점점 반감될 수 있다. 약물은 일시적으로 증상 완화의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영구적인 효과를 내는 수술적 치료법이다. 의료용 스펀지와 고어텍스 밴드를 이용해 혈관과 안면신경을 분리시켜 주어 혈관이 안면신경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해 주는 것이다. 귀 뒤쪽 헤어라인을 따라 작은 절개를 한 뒤,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나 감염 등의 위험이 적다.
안면경련은 대부분 뇌혈관이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하지만 드물게 뇌혈관 기형, 뇌동맥류, 뇌종양 등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과로, 영양불균형 등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얼굴 떨림이 수일 이상 반복된다면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글 :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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