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5가 포함된 2가 백신의 빠른 도입과 영유아 멀티데믹에 대한 철저한 대비 필요 강조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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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이 “국내 코로나19 유행 경향을 보면, 5개월 주기로 정점을 찍는 대규모 유행이 발생해 왔다”며, “다음 유행은 그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변이에 의한 국내 코로나19 7차 대유행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신상엽 연구위원은 “BQ.1(BQ.1.1) 변이에 의한 다음번 대규모 유행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변이 모니터링을 통한 빠른 대응, BA.5가 포함된 2가 백신 도입을 통한 코로나19 고위험군 보호,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외의 다른 바이러스의 위험에 동시에 노출된 영유아를 위한 의료시스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 코로나19 대유행은 5개월 주기로 정점을 찍는 경향성 보여

현재 코로나19 대유행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전파력이 높고 자연 면역을 회피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백신 접종 또는 이부실드(Evusheld) 등의 장기 지속형 항체 복합체에 의한 인공면역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자연면역 등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경쟁에서 살아남은 변이가 다음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백신 접종 등에 의한 인공면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현재 코로나19 고위험군 위주로 적용되고 있어 대유행 억제를 위한 영향력이 매우 감소한 상황이다.

결국 최근 유행 억제는 물론이고 유행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자연면역이다.

통상적으로 자연면역에 의한 감염 예방효과는 대략 3개월 정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후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 확산할 때 대유행이 시작되고 우세종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대유행의 정점을 찍게 된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대략 ‘5개월’ 주기로 정점을 찍는 대규모 유행이 국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향후 전세계 코로나19 대유행은 BQ.1(BQ.1.1) 변이가 주도할 것으로 예측

BA.5가 전세계 대유행을 이끌어가는 동안 소멸되지 않고 살아남은 변이는 현재 BA.2.75, BA.4.6, BF.7, BQ.1(BQ.1.1), XBB(XBB.1) 등이 있다.

이 중 BA.2.75는 인도를 중심으로, BF.7은 유럽을 중심으로, BA.4.6은 미국을 중심으로 검출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1-2주 사이 BQ.1(BQ.1.1) 변이 점유율이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전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한 달 전 거의 0%였던 BQ.1(BQ.1.1) 변이 점유율이 지난주에는 22%로 급격히 상승했고, 유럽도 마찬가지로 BQ.1(BQ.1.1) 변이 점유율이 급증해 프랑스는 이미 지난주에 BQ.1(BQ.1.1) 변이 점유율이 50%가 넘어 우세종이 됐고 스페인과 벨기에도 BQ.1(BQ.1.1) 변이 점유율이 30%를 넘었다.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에서도 BQ.1(BQ.1.1) 변이가 이미 우세종이 됐거나 곧 우세종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아시아지역은 전반적으로 BQ.1(BQ.1.1) 변이 점유율이 아직 낮은 편이며 상대적으로 BA.2.75와 BA.2.10.1의 재조합 변이인 XBB(XBB.1) 변이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XBB(XBB.1) 변이가 80% 이상의 점유율로 BA.5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된 상태이며, 인도의 경우도 XBB(XBB.1) 변이의 점유율이 최근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과거 패턴을 보면, 미국과 유럽에서 급격히 점유율이 올라갔던 변이가 어김없이 전세계 유행을 주도하는 우세종이 되었기 때문에 다음 번 전세계 코로나19 대유행은 BA5의 하위 변위인 BQ.1(BQ.1.1) 변이가 주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아시아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XBB(XBB.1) 변이도 장기적으로 그 영향력이 얼마나 넓어지는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BQ.1(BQ.1.1) 및 XBB(XBB.1) 변이의 기존 항체 회피 능력은 기존의 변이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국내에도 BQ.1(BQ.1.1) 및 XBB 변이가 이미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다.

<국내 BQ.1(BQ.1.1) 변이 유행 대비를 위한 제언>

①코로나19 변이 모니터링 강화 필요

코로나19 대유행의 주도권은 사람이 아니라 바이러스 변이가 쥐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7차 대유행은 과거의 패턴과 유사하게 BA.5에서 다른 변이로 우세종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정점을 찍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는 아직 BA.5가 우세종이고 BA2.75, BF.7 등이 일부 검출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BQ.1(BQ.1.1) 및 XBB(XBB.1) 변이는 아직 드물게 관찰된다.

이런 상황에서 BQ.1(BQ.1.1) 및 XBB(XBB.1) 변이의 국내 유입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해외 입국자 PCR 검사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19 변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해외 입국자 검역을 철저히 하고 입국 시 증상이 있거나 해외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여행자의 경우 공항에서 바로 PCR 검사를 받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해외 입국자뿐 아니라 국내 확진자 대상 코로나19 변이 모니터링을 더욱 포괄적이고 적극적으로 시행해 코로나19 변이의 국내 유입 및 유행 여부를 최대한 빨리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②BA.5가 포함된 2가 백신의 빠른 도입 필요

현재 국내에서 백신을 맞아도 충분한 항체가 생기지 않는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항체 복합체 이부실드(Evusheld)를 투여하고 있다.

그런데 BQ.1(BQ.1.1) 및 XBB(XBB.1) 변이는 모두 이부실드의 항체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유행 시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 변이는 기존에 개발된 항체치료제들 대부분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BQ.1(BQ.1.1) 변이는 신종변이가 아니라 BA.5의 하위 변이기 때문에 BA.5 자연 감염자가 별로 없는 국내의 상황에서 BA.5가 포함된 2가 백신을 접종하면 위중증 예방 효과뿐 아니라 일정 기간 감염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부실드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 면역저하자를 비롯해 고령, 기저질환자 등의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BA.5가 포함된 2가 백신이 빨리 도입돼 BQ.1(BQ.1.1) 변이 유행 전 접종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변이 특성에 맞춰 빠르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때다.

③영유아 멀티데믹에 대한 철저한 대비 필요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인플루엔자(독감),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 hMPV), 호흡기융합세포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등이 동시에 유행하는 소위 멀티데믹이 이미 시작됐다.

과거 2년간은 겨울철에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바이러스 유행이 없었기 때문에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 및 기저질환자에게 초점을 맞춰 대응을 했다면 이번 겨울에는 영유아에게 더욱 초점을 맞춰 의료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영유아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고, 코로나19와 증상은 비슷하지만 영유아 감염율과 치명률이 높은 인플루엔자,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호흡기융합세포바이러스 등은 초기 감별진단 및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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