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식증, 극단적으로 음식 거부 정상 체중 15% 이상 줄어
- 무기력하고 쉽게 피곤-미각 이상-우울감 등 증상 보여
- 스트레스나 가족 간 불화 등으로 발생 심리적 치료 동반
- 식이요법-규칙적 운동 등 권장…가족-지인 등 도움 중요

중견 배우 곽정희가 거식증 등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곽정희는 최근 MBN '한번 더 체크타임'에 출연해 이혼 후 어린 아이들과 겪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곽정희는 "이혼을 결정하고 2년의 세월 동안 너무 큰일을 저지르지 않았나 생각에 우울증이 왔었다"면서 "우울증으로 입원도 했고 그로 인해 거식증도 찾아와 몸무게가 41㎏까지 빠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싱어송라이터 권진아 역시 과거 겪었던 식이장애를 고백했다. 권진아는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극단적인 식이조절 관련 글을 올렸다.

권진아는 "더 이상 극단적인 식이조절을 하지 않는다. 18살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4년간 거식증 및 폭식증 식이장애를 겪었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잃는 것보다 뱃속에 있는 음식물이 무서워 잠 못들던 밤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부디 많은 사람들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형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전했다.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거식증, 극단적으로 음식 거부해 정상 체중의 15% 이상 감소

거식증이란 스스로 먹는 것을 거부하는 증상으로, 자기 학대로 인한 단식이 마침내 철저한 체중감소로 이끄는 심리적 현상이다. 정신의학적 정식 명칭은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이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 따르면 거식증의 특징은 처음엔 디저트 같은 고열량 음식과 빵, 감자 같은 전분음식을 먹지 않다가 우유, 육류, 과일 같은 음식도 먹지 않는다.

또한 생야채나 드레싱 없는 샐러드를 먹는 등의 다이어트에서 시작되어 심한 칼로리 제한, 결식, 심한 운동, 이뇨제 복용과 어떤 경우에는 스스로 구토하는 등의 이상적인 행동으로 변화한다.

가장 큰 특징은 극단적으로 음식을 거부해 정상 체중의 15% 이상이 감소하는 것이다. 거식증은 주로 초기, 중기의 사춘기 여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증세는 입원이나 죽음에 이르게까지 하는 신체적인 쇠약증세를 초래한다.

체중이 감소하고 심한 경우 영양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 5~15%의 사망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식증의 신체적 증상을 보면 ▲추운 날씨에 대한 내성의 저하 ▲어지럽고 무기력하며 쉽게 피곤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부가 거칠어짐 ▲푸석푸석한 얼굴 ▲복부 팽만감 ▲짠맛, 매운 맛, 신맛 등 미각의 이상 ▲심한 변비 ▲골다공증 ▲무월경 ▲갑상선 기능의 저하 등이 꼽힌다.

정신적 증상으로는 ▲완벽함 추구 ▲평범하다는 사실을 부정 ▲심한 자기 비하 ▲무기력증과 우울증 등이 있다.

◇영양적 치료와 함께 심리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거식증은 스트레스나 가족 불화 등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내고 영양적 치료와 함께 심리적인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환자 자신은 신체적 건강의 위험성에 대해 인정하려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거부한다. 다이어트를 하다가 무월경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이 병을 한번 쯤 의심해 보아야 한다.

특히 본인이 적극적으로 치료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이 비정상적이며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주위사람, 특히 가족과 친구, 동료들의 도움도 중요하다.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얼마나 본인을 사랑하고 아끼는지를 깨닫도록 해 주어야 한다.

거식증을 치료하고 건강을 다시 찾는 길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다. 식이요법으로 영양소를 제공하고 회복정도에 따라 섭취량과 음식을 변화시켜 나아가야 한다. 하제남용이나 알코올 남용, 정신병, 자살의 위험이 없다면 대부분 입원이 필요하지는 않으며 단기 개인정신치료나 집단정신치료로 증상의 감소를 이룰 수 있다.

영양상태 평가 및 자문, 인지행동요법, 식사계획표나 식사 일지 등을 이용한 단순 행동요법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에 의해 대개 치료를 시작한지 2개월 내지 4개월 만에 증상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하루 3번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3~4번 정도로 간식을 자주 먹는 것도 권장된다. 보통 체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고기, 우유, 전분, 과일, 야채 등 모든 음식을 더 많이 먹어야 하고 지방과 설탕을 첨가한 음식을 알맞게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식사 조절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한편 거식증 환자들은 같은 체중의 마른 여성에 비해 자신의 체형을 더 뚱뚱하게 인식하는 '신체 왜곡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섭식장애클리닉) 김율리 교수팀이 신경성식욕부진증(이하 거식증)환자 26명과 유사한 체중의 마른 여성 53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거식증 여성은 왜곡된 신체상으로 인해 마른 여성보다 다이어트 시도가 더 많았다. 또 거식증 여성이 마른 여성에 비해 식사를 더 제한하고, 감정에 따라 식사가 더 좌우되는 양상을 보였다.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도 모두 마른 여성에 비해 높았다. 거식증 여성과 마른 여성 간에 강박과 완벽주의 성향에는 차이가 없었다.

인제대학교서울백병원정신건강의학과김율리교수
인제대학교서울백병원정신건강의학과김율리교수
김율리 교수는 "신체상 왜곡은 거식증 환자의 핵심적인 문제다. 스스로 살쪘다고 인식해 반복되는 다이어트가 시작되고, 그로인해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손상된다"며 "그로인해 10대, 20대에서 이루어야 할 삶의 과제를 수행할 역량을 잃게 되면, 다시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청소년이나 젊은 여성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삶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될 수 있어 주변에서 병에 대한 각별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율리 교수는 "이 병은 조기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발병 후 6년이 지나면 만성화에 접어들어 회복률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