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회복 후 2~4주 후 발생, 발진·고열·안구충혈 등 가와사키병과 유사 … 저혈압·위장관증상·호흡기증상 보이면 확진자 접촉 여부와 상관없이 의심해야
백신이 개발됐음에도 변종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MIS-C 환자가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최근 한 달 동안 미국에서 약 6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또 독일 매체 DW는 영국에서 최대 100여명의 소아·청소년들이 매주 코로나19 후유증인 MIS-C로 입원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20년 4월과 비교하면 거의 3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2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아·청소년 환자들에 대한 위험평가 및 일부 소아·청소년 환자들에서만 MIS-C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MIS-C는 고열·발진·안구충혈·딸기혀(혀가 크고 붉어짐)·손발가락 피부벗겨짐·복통·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할 경우 전신에 염증이 퍼져 다발성 장기기능 손상이 나타나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이는 5세 이하 영유아들에게서 나타나는 심혈관염증질환인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초반에는 변종 가와사키병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MIS-C는 가와사키병보다 증세가 훨씬 심각하며 10대에서도 발병해 환자의 연령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미영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보호자가 MIS-C와 가와사키를 뚜렷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유사한 증상이지만 급속하게 전신상태가 악화돼 저혈압, 소변이 안 나오는 증상,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경우, 가와사키병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위장관증상과 호흡기 증상이 동반될 경우 등에는 MIS-C를 의심해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가와사키병은 원인이 규명돼지 않았으나 MIS-C는 환자의 상당수가 코로나19를 앓은 후 나타나 코로나19와 연관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언듯 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폭풍과도 비슷한 듯 보이나,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하고 통상 2~4주가 지난 후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사이토카인폭풍과는 괘를 달리한다. 원인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이상면역 반응, 감염 후 항체형성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 방역 당국은 MIS-C를 감별할 수 있는 5가지 기준을 공표하고 이에 부합될 경우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기준은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38℃ 이상의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 △혈액검사에서 염증 소견 △두 개 이상의 장기에 염증이 생겨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 상태 △염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병원체가 확인되지 않음 △현재 또는 최근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증거가 있거나 발병 전 4주 이내에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 경우 등이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처음 환자가 발생했을 때 대다수의 MIS-C가 중증으로 이어지지 않고 회복하므로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앞서 국내에서 발생한 3환자 모두 경증에서 회복해 퇴원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100여명 이상의 사망 환자가 나타난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다. 현재 MIS-C는 ‘면역글로블린 제제’와 ‘스테로이드 제제’를 단독 혹은 병합 투여해 치료한다. 제때 치료할 경우 효과가 좋았다.
방역당국은 “MIS-C 환자를 빨리 찾아내 치료하기 위해서 질병관리청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등이 함께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영 교수는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이 늘어난 만큼 확진자 접촉 여부와 상관없이, 고열이 4~5일 지속되고 가와사키병 유사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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